“프리고진 안 죽었다, 두번째 비행기에 탔다” 근거無 음모론 확산

2023-08-24 11:13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1일(현지시간) 아프리카로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게재했다. 동영상에서 프리고진은 대원들을 모집하고 있다며 가입 자원자들을 위한 전화번호를 첨부했다. 프리고진은 지난 6월 무장 반란을 일으킨 후 정확한 행방이 알려지지 않았다. [텔레그램 비디오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암살 불안에 시달린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죽은 척 위장했다."

"프리고진은 추락하지 않은 두 번째 비행기에 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무장 반란을 일으켰던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프리고진의 갑작스러운 사망을 놓고 온라인에서 여러 음모론이 퍼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죽은 것처럼 위장했을 뿐, 실제로는 살아있다는 식의 근거 없는 이야기가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모스크바에서 비행기 2대가 짧은 시차를 두고 이륙했고, 프리고진은 추락하지 않은 두 번째 비행기에 타고 있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도 프리고진의 죽음을 놓고 여러 추론과 추정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확인된 건 프리고진이 추락 비행기 탑승자 명단에 있다는 점 뿐이라 실제 탑승 여부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것이다.

사고기에 프리고진의 오른팔 드미트리 우트킨이 동승했다는 점도 이상하게 보인다는 주장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군사 블로거인 이고리 수슈코는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프리고진의 죽음을 확인해줄 사람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했다. 반란의 또 다른 주역인 우트킨이 프리고진과 함께 비행기를 탄 건 상상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트베리 지역 쿠젠키노 마을 인근에서 발생한 전용기 추락 사고로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가운데 24일(현지시간) 사법 당국 직원이 사고 현장을 경비하고 있다. 항공 당국은 러시아에서 무장반란을 시도했던 용법 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탑승자 명단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연합]

다만 이번 일은 푸틴 대통령의 정교한 기획 하에 이뤄진 보복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는 중이다.

메디슨 위스콘신대학의 미하일 트로이츠키 교수는 이번 비행기 추락 사고가 의도적인 파괴행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마이클 맥폴 전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도 프리고진의 반란이 푸틴 대통령에게 굴욕을 줬다며 결국 푸틴 대통령이 보복할 것을 프리고진만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프리고진이 비행기 추락사로 사망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실을 알지 못하지만, 놀랍지는 않다"며 비교적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에서 푸틴이 배후에 있지 않는 일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답을 알 만큼 충분히 알지 못한다"고 했다.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트베리 지역의 쿠젠키노 마을 근처에서 전용기 잔해가 추락하는 모습. 이날 러시아 당국은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이 전용기에 탑승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탑승자 10명이 전원 사망했다.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존 동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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