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시간 한반도 느리게 관통하는 ‘카눈’…곳곳 ‘극한호우’ 예보도

2023-08-10 13:11

10일 오전 10시 태풍 ‘카눈’ 예상 경로. [자료=기상청]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 경남 거제에 상륙한 가운데, 시속 20km의 느린 속도로 18시간 동안 한반도를 관통하며 전국에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을 열고 “카눈은 오전 9시 20분경 경남 거제 부근에 상륙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북상하는 과정에서 이동 속도는 느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시속 25km 속도로 북상하고 있는 카눈 중심기압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975hPa, 강풍반경은 320km다. 카눈 강도는 상륙 직전까지 ‘강(최대풍속 33~44m/s)’을 유지하다 상륙 직후 ‘중(초속 25~33m/s)’으로 내렸다. 이와 관련 기상청 관계자는 “해수온 영향을 받으며 강도 중과 상 경계 사이에서 세력이 재발달하거나 약화되는 과정을 겪었지만 태풍 자체가 약해졌다고는 평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카눈은 18시간 동안 전국을 관통해 11일 오전 6시께 북한 평양으로 북상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이동 속도는 점차 느려질 전망이다. 카눈은 낮 12시께 대구 남남서쪽 50km에 시속 31km로 이동하다 오후 3시에는 청주 남동쪽 60km 지점에 도달해 시속 33km로 빨라지겠다. 그러나 이후로는 진행 방향을 북서쪽으로 바꾸면서 속도가 다시 줄어든다. 오후 6시에는 청주 북동쪽 40km 지점에 이르러 시속 26km, 오후 9시 서울 동남동쪽 30km에선 24km로 떨어지겠다. 자정께 서울 북쪽 40km 지점에선 시속 19km까지 느려진다.

현재 전국 대부분 지역이 비구름대 영향으로 비가 내리고 있다. 이날 강수량은 강원영동·경상해안·경상서부내륙·전라동부에 시간당 40~60mm로 예보됐다. 특히 강원영동은 많은 곳은 100mm이상, 경북서부내륙은 60~80mm 이상의 극한호우도 예상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매우 강하고 많은 비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제주도는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나며 밤에는 비가 멎겠다. 카눈은 11일 새벽께 북한으로 빠져나가지만 중부지방은 이때까지 태풍 아랫단 구름대 아래에 있어 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부지방 중 경기북서부는 12일 새벽까지 비가 이어지겠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앞으로 추가 강수량은 강원영동 100~200mm(많은 곳 300mm 이상), 강원영서·수도권·서해5도 50~150mm, 충청·전북 50~100mm(많은 곳 150mm 이상), 전남동부 30~80mm(많은 곳 100mm 이상), 광주·전남서부 10~60mm, 대구·경북 50~100mm(경북서부내륙·경북동해안 많은 곳 200mm 이상, 경북북동산지 많은 곳 150mm 이상), 부산·울산·경남 50~150mm, 울릉도·독도 20~60mm, 제주 5~10m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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