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스카우트 “재앙뒤 재앙…모르는 한국인들 다가와 사과했다”

2023-08-09 11:09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했던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에서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영국 스카우트)딸이 말하기를, 모르는 사람들이 다가와 사과한다고 한다."

전북 새만금에서 서울로 철수한 영국 스카우트들이 안정을 되찾는 분위기에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8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번 잼버리에 15살 딸을 보냈다는 섀넌 스와퍼는 딸이 서울로 간 후 '아주 안전한' 호텔에 있다며 안도감을 내보였다.

스와퍼는 "(잼버리 현장에선)재앙 뒤 또 재앙이 닥친 상황이었다"며 "이제는 긍정적 결과로 이어져 기쁘다"고 했다. 그는 앞서 외신을 통해선 잼버리에 대해 "어른과 아이 모두 견딜 수 없는 수준"의 더위가 이어진다고 토로한 바 있다.

스와퍼는 4500명 규모의 영국 대원들이 서울로 온 후에는 곳곳에서 환대를 받는다고 했다.

그는 "딸이 말하길 한국인들이 믿을 수 없도록 친절하다고 한다"며 "모르는 사람들이 다가와 사과하고, 와줘서 감사하다고 말한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매장에선 스카우트 대원들에게 할인을 더해주고, 호텔에 도착했을 땐 케이크를 기부한 빵집도 있다고 한다"고 했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했던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8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

18살 딸이 자원봉사자로 참가했다는 폴 포드도 딸이 인천의 한 호텔로 이동했다며, 시설이 "훌륭하다"고 했다.

포드는 "그들은 재앙이 닥쳤던 곳에서 떠날 수 있어 기뻐했다"며 "다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기회를 놓친 데 대해 안타까워한다"고 했다. 이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스카우트 조직이)면밀한 검토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20살 아들이 이번 대회에 자원봉사자로 나섰다는 에이미 홉슨도 "차질이 있긴 했지만 모든 대원이 긍정적 경험을 갖도록 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했다.

앞서 4일(현지시간) BBC방송은 영국 스카우트가 행사장에서 철수키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은 청소년을 파견한 영국 스카우트는 5일부터 서울 호텔로 이동했다.

이후 영국 스카우트 대원 중 약 800여명은 전날 청와대를 찾아 본관과 정원을 둘러보는 등 여러 행사에 참여했다.

영국 스카우트 측은 애초 계획대로 13일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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