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같나요?” ‘죄수복 트럼프’ 체포설 불러온 이 사진, AI가 만든 가짜

2023-03-23 09:17

[엘리엇 히긴스 트위터]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수갑을 차고 연행되는 모습의 ‘가짜 사진’이 온라인상 가짜뉴스를 촉발했다.

21일(현지시각)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트럼프가 맨해튼에서 체포됐다”는 설명과 함께 관련 사진이 확산했다.

[엘리엇 히긴스 트위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도망가는 듯한 장면, 수갑을 찬 채 경찰관들에게 둘러싸여 끌려가는 모습, 교도소에서 주황색 재소자 복장을 입고 청소를 하는 모습 등 다양하다.

하지만 사진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경찰관 제복이 왜곡돼있거나 곳곳에 쓰인 글자가 이상하다. 전부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가상의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엘리엇 히긴스 트위터]

일부 이미지는 디지털 자료 분석단체 ‘벨링캣’의 창립자 엘리엇 히긴스가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엘리엇 히긴스는 트위터에 이미지 생성 AI ‘미드저니’를 이용해 간단한 프롬프트 입력으로 사진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벨링캣은 유튜브, 구글맵 등에 널리 공개된 자료를 파고들어 새로운 팩트를 발굴하는 유럽판 '네티즌 수사대'로 불린다. 엘리엇 히긴스가 올린 사진들이 쉽사리 실제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 이유도 그가 이같은 단체 소속이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가 올린 사진들이 배경설명 없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실제로 체포됐다고 생각한 사람도 다수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엇 히긴스 트위터]

논란이 커지자 트위터는 관련 사진이 노출될 때 따라붙는 공지문을 통해 “트럼프 체포 이미지는 가짜”라며 “인공지능이 생성했고, 사실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엘리엇 히긴스는 이같은 논란 후 23일 트위터에 자신이 사용한 AI 소프트웨어가 미드저니(Midjourney)라며 “이미지를 제작하면서 알게 된 사실들”에 대해 밝혔다. 그는 “미드저니는 간단한 동작은 쉽게 이해하지만, 조금만 더 복잡하고 모호한 동작에도 이상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며 실패작이 된 몇 장의 AI 이미지들을 공유했다.

[엘리엇 히긴스 트위터]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 포르노 배우와 과거 성관계 사실을 숨기기 위해 회삿돈으로 합의금을 지급한 뒤 장부를 조작했다는 의혹으로 뉴욕 맨해튼지검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 당할 경우 '수갑을 등 뒤로 차고 포토라인에 서겠다'는 뜻을 참모들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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