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소장 “물 들어오는데 차 빼라 했겠나…방송할 땐 괜찮았다” 호소

2022-09-07 10:11

경북 포항 아파트 주차장 침수 사고와 관련 당시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옮겨달라’고 안내 방송을 했던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이 “내가 바보냐? 물 들어오는데 차 빼라 했겠나”라며 억울한 심경을 밝혔다. [YTN 방송화면]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경북 포항 아파트 주차장 침수 사고와 관련 당시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옮겨달라’고 안내 방송을 했던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이 억울한 심경을 밝혔다. 앞서 지난 6일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태풍 ‘힌남노’ 상륙으로 폭우가 쏟아지자 지하주차장에 차를 빼러 갔다가 실종됐다.

A 소장은 지난 6일 오후 언론 인터뷰에서 “그때(방송할 때)는 괜찮았다”며 “지하주차장이 배수펌프도 잘 돼 있고 모래사장도 잘 돼 있고 하기에, 지하주차장이 침수될 위험이 없기 때문에 제가 방송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7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소방, 해병대, 해경으로 구성된 합동 수색팀이 추가 실종자가 있는지 수색한 뒤 나오고 있다. [연합]

그러면서 “지금 방송이 나가기는 관리소장이 차를 빼라고 해서 여기 사람들이 물에 잠겼다. 물이 범람해서 넘어 들어오는 천재지변인데 내가 방송을 해서 사람들이 물에 잠겼다. 이렇게 돼 있는 것”이라며 “내가 바보인가? 물 들어오는데 차 빼라고 방송하게”라고 밝혔다.

이어 A 소장은 “그때는 정상적으로 배수펌프하고 다 작동을 하고 물이 안 들어왔다. 그럴 생각은 못 했다. 물이 차서 넘어올 줄은.”이라며 “주민들이 내가 방송하면 바로 내려오나? 아니잖아. 한 10분에서 20분 걸리잖아. 그사이에 물이 찼다”고 강조했다.

6일 저녁 태풍 '힌남노'의 폭우로 잠긴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소방·군 관계자들이 실종된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연합]

소방당국에 따르면 태풍으로 폭우가 쏟아진 6일 오전 7시 41분께 포항시 남구 인덕동 이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차를 빼러 갔는데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잇따라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배수 작업과 수색 작업을 벌여 현재까지 9명을 발견했다. 이 가운데 39세 남성 전모씨와 52세 여성 김모씨는 생존한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러나 70세 남성 1명, 65세 여성 1명과 68세 남성 1명, 신원 미상의 50대 남녀 각 1명, 20대 남성 1명, 10대 남성 1명 등 7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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