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출신 김현정 작가, 가슴 찡한 위안부 소녀 그림 주목

2014-06-18 08:16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소녀는 우리가 아는 그 소녀다. 노란 색으로 채워진 비현실적인 공간에서 소녀는 토끼 인형을 안고 있다. 토끼 인형의 이름은 ‘랄라’.

배우에서 화가로 ‘전업’한 김현정(35)의 그림 ‘랄라와 소녀상’이다. 김현정은 청바지 ‘스톰’ 모델로 데뷔해 드라마 ‘광끼’, ‘내 이름은 김삼순’ 등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다룬 연극으로 3년간 무대에 서기도 했다. 소녀가 입고 있는 옷은 그때 입었던 의상 그대로다. 김현정은 어린 시절 성장과정에서, 그리고 위안부라는 비극적 소재를 체화하면서 생긴 상처를 달래기 위해 심리치료를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내면 아이 ‘랄라’를 만났다.

토끼 인형을 안고 있는 소녀는 결국 내면 아이를 보듬고 있는 작가 자신에 다름 아니다. 

랄라와 소녀상, 85.6×53㎝, 니금지에 채색, 2012 [사진제공=갤러리 아트링크]

중국의 위대한 화가 치바이스(齊白石ㆍ1860 ~1957)의 그림을 보고 동양화에 빠져들었다는 김현정은 전통과 모던의 경계를 허무는 신선한 에너지로 화단의 이목을 끌고 있다.

전시는 23일부터 7월 4일까지 안국동 갤러리 아트링크.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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