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 中관광객…선물용으로 ‘싹쓸이’하는 품목은?

2012-01-26 11:51

최근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의 소득 수준이 중산층까지 확대되는 가운데 중국 관광객 사이에서 한국에서 ‘반드시 사야할 품목(Must have item)’으로 떠오른 것이 있다. 바로 대형마트에서 파는 한국산 고무장갑이다.

이마트의 한 관계자는 26일 “한국을 찾은 중국인들이 고무장갑을 ‘선물용’으로 많이 구입하고 있다“며 “한 사람이 고무장갑 10개 이상을 구입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고 전했다.

특히 하루 평균 200명이 넘는 중국 관광객이 찾는 동인천점에서는 이미 고무장갑이 쇼핑 필수 항목이 되고 있다. 이 곳의 한 바이어는 “중국 중산층에서 가정부의 임금이 높아지자 직접 주방 살림을 하기 위해 고품질의 국산 고무장갑을 찾는다”고 고무장갑 제조업체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또 한류 열풍으로 중국 내 한국 드라마나 조선족을 통해 국산 고무장갑 품질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한 중국인들의 입소문도 한 몫하고 있다.

이같은 중국인들의 ‘고무장갑 쇼핑’은 인천공항을 비롯해 제주ㆍ김포공항, 인천항 등 중국 관광객들이 드나드는 지역의 대형마트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이처럼 중국 관광객에게 인기를 끄는 한국산 쇼핑 품목은 과거 해외 명품에서 생활필수품으로 확대되며 다양해졌다.
수천만원을 호가하던 명품을 사기 위해 한국을 찾았던 중국 부호들이 아니라 평범한 월급쟁이로 사는 중산층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으면서 저렴한 생필품을 사기 위해 마트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중국의 국경절인 춘제가 시작된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역점의 매출 중 국내 한방 생리대 제품의 매출 비중이 중국인이 60%를 차지했다. 일본인은 10%, 내국인은 30%인 것을 감안하면 중국인들의 ‘싹쓸이’ 수준이다.
롯데마트 서울역점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한방 성분이 들어간 상품들에 관심을 많이 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기타 한방 여성용품이나 홍삼 캔디, 홍삼 캐러멜 등의 반응이 좋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이 기간 외국인 매출은 작년보다 15% 늘어났다.

현대백화점에서는 20∼24일 건식품과 고추장 등의 중국인 매출이 작년보다 201%나 증가하는 등 건강 가공식품뿐 아니라 식품류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밖에도 중국 관광객은 국산 압력 밥솥이나 비데 등 소형 가전 등을 많이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프로모션팀 김진호 팀장은 “값싸고 질 좋은 국내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장소로 대형마트가 알려지면서 마트를 방문하는 외국인도 최근 수년간 20% 이상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윤 기자/ j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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