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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대통령 ‘0.7%’ 국회의장 ‘5.4%’ 명심하고 협치해야

우원식 의원이 오는 30일 임기를 시작하는 제22대 국회의 더불어민주당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4·10 총선에서 5선에 성공한 우 의원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당선인 총회에서 재적 과반을 득표, 추미애 당선인을 꺾었다. 국회 첫 본회의에서 표결을 거쳐야 하지만 민주당이 압도적 과반의 다수당인 만큼 우 의원의 의장 선임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온건 개혁파’로 꼽히는 우 의원이 ‘대여 강경파’로 분류되는 추 당선인을 누르고 후보로 선출된 것은 큰 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이재명 대표 권력의 과대화에 대한 당내 견제심리와 ‘이재명 사당화’ 이미지를 불식시키려는 민주당 당선인들의 전략적 선택이 어우러진 결과로 해석된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강성 지지층에 더 많은 지지를 받은 추 당선인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온건한 우 의원을 선택한 민주당이 무섭다”고 적었다. 그러나 우 의원 역시 ‘명심’을 내세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김민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우 의원에) 축하를 전하면서도 한편으론 우려가 앞선다”며 “선출 과정에서 보인 ‘명심팔이’ 경쟁에서 국익과 민생에 대한 걱정보다 국회를 이재명 대표의 방탄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더 커 보였다”고 했다.

우 의원은 경선 승리 뒤 “국회란 대화하는 기류가 중요하다. 여야 간 협상과 협의를 존중할 것”이라면서도 “중립이란 몰가치적이면 안 된다. 국회의장은 단순한 사회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이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이 제시하는 방향과 법안들이 국민의 뜻과 함께 반드시 국회에서 실현되게 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의 국회’가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성과를 내는 데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여야 간 대화와 타협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조정·합의되지 않는 현안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우 의원은 의장이 당적을 갖지 않도록 한 법의 정신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민주당의 국회’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회’여야 함도 명심해야 한다. 우 의원으로선 압도적 다수석을 가진 민주당의 법안과 정책을 실현시키는 것이 민의의 반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총선 254개 지역구에서 민주당(50.5%)과 국민의힘(45.1%)의 득표율 차는 5.4%포인트에 불과하다.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와 격차는 0.7%포인트였다. 대통령도, 국회의장도 ‘절반의 대표자’가 돼서는 안 된다. 0.7과 5.4, 이 숫자를 명심하는 것이 여와 야, 정부와 국회 간 협치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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